'우승이 선물한 편안함'…KIA, 부러움 속 비즈니스 앉아 미국행 6시간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선수단 전원에 왕복 비즈니스석 제공
(영종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스프링캠프 1차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승리를 다짐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23 [email protected]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4년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다른 9개 구단의 부러움을 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2025시즌 벽두 공항에서도 어깨를 으쓱했다.
KIA는 모기업인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을 비즈니스석에 앉아서 오간다.
22일 이범호 감독, 최고참 최형우 등 선발대가 출발했고, 23일 주장 나성범과 지난해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이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을 나섰다.
선수단 전원에게 왕복 비즈니스 항공권을 제공한 정 회장의 통 큰 결정에 '비즈니스석'은 올해 스프링캠프의 화두가 됐다.
나성범은 "오랜 시간 비행에 대한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우리 선수들도 '아, 이래서 우승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이런 대우가 우리 선수들에게 '또 우승하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KIA 타이거즈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위해 출국 수속을 하고 있다. 2025.1.23 [email protected]
"비즈니스석에 앉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는 김도영은 "이코노미석을 사용할 때는 조금이라도 편한 좌석에 앉으려고 예매할 때부터 고민하게 된다. 이번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KIA 소속 선수여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는 "예전에는 사비를 들여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했다. 비용을 아꼈으니, 후배들에게 맛있는 걸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마무리 정해영은 "정의선 회장님께 감사하다"며 "우리가 좋은 성적을 내면, 이런 대우를 받는다는 걸 경험했으니 선수들도 높은 곳에 머물고 싶어 할 것이다. 비즈니스, 정말 좋다"고 활짝 웃었다.
(영종도=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에서 LG 트윈스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위해 출국 수속을 하고 있다. 2025.1.23 [email protected]
지난해 KIA 불펜 승리조로 우승에 공헌하고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 트윈스로 이적한 장현식은 KIA 선수들의 '비즈니스석 자랑'에 묘한 감정을 느꼈다.
공교롭게도 LG는 23일 KIA 선수단과 같은 비행기로 출국했다.
장현식은 자비로 비즈니스 항공권을 구입했다.
장현식은 KIA 선수단과 공항에서 반갑게 인사하면서도 "선수당 10만원씩 내 계좌로 송금하라"고 장난스럽게 요청했다.
꽤 많은 선수가 장시간 비행에 고통을 느낀다.
여력이 되는 선수는 자비로 비즈니스 승급을 택한다.
'불혹의 홀드왕' 노경은(SSG 랜더스)은 "2023년에 이코노미석에 앉아 (미국 플로리다주 비로비치) 스프링캠프 현장으로 갔는데, 담이 와서 일주일 정도 불편함을 느꼈다"며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고 작년과 올해에는 비즈니스석으로 승급했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선수단 사이에서는 "KIA처럼 다른 구단도 비즈니스석을 우승 보너스로 내걸지 않겠나"라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우승하고 싶다는 열망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