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일 vs 커제 LG배 결승 2국, 규칙 위반으로 33분간 중단 3시간전
커제, '사석 관리' 한국 규칙 숙지 못해 2집 벌점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메이저 세계기전인 LG배 결승전이 규칙 위반 논란으로 33분간 중단됐다.
22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신관에서 변상일 9단과 커제 9단이 맞붙은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에서 백 44수가 착수된 뒤 심판이 커제의 '사석 관리' 규칙 위반을 지적했다.
바둑이 초반 팽팽한 균형을 이루는 가운데 백번인 커제가 우상귀에서 따낸 흑돌 1점을 사석 통에 제대로 넣지 않은 것이 확인된 것이다.
한국기원은 지난해 11월 규칙 개정을 통해 잡은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으면 벌점으로 2집을 공제하기로 결정했다.
한국 바둑 규칙에서 사석은 계가 때 사용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대국 도중 상대 사석 수를 확인하고 형세 판단을 한다.
한국기원은 이런 개정 내용을 중국 측에 명확하게 알렸으며 지난해 열린 삼성화재배에서도 적용했다고 밝혔다.
바뀐 규칙에 따라 KB바둑리그에 용병으로 참가 중인 중국의 진위청 8단이 최근 대국에서 사석 규칙 위반으로 벌점을 받은 적도 있다.
그런데 한국과 달리 중국 바둑 규칙에서는 사석이 의미가 없다.
중국 바둑은 사석과 관계없이 반상의 살아있는 돌만으로 집을 계산한다.
따라서 중국 선수들은 평소 사석을 바둑판 근처 아무 곳에 던져 놓거나 손에 쥐고 대국하는 경우도 있다.
커제가 바뀐 한국 규정을 제대로 숙지 못하고 벌점을 받자 위빈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대국이 중단됐다.
커제 역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가 30여분 만에 수긍해 대국이 재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