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링 경북체육회 "우승 상금, 팀 훈련비 보태고 좋은 곳 기부도" 01.09 20:00
스킵 김수혁 "딱 15분 기뻐…이젠 동계체전·선발전 준비를"
(의정부=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초대 컬링 슈퍼리그에서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경북체육회가 상금을 팀 훈련비에 보태는 한편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경북체육회(스킵 김수혁, 서드 김창민, 세컨드 유민현, 리드 김학균, 핍스 전재익)는 9일 경기도 의정부컬링장에서 열린 2024-2025 컬링 슈퍼리그 남자부 결승 3차전에서 강원도청(스킵 박종덕, 서드 정영석, 세컨드 오승훈, 리드 이기복)을 8-2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영하 12도의 매서운 추위가 의정부컬링장을 강타했지만, 경북체육회의 마음까지 꽁꽁 얼어붙게 하진 못했다.
경북체육회 서드 김창민은 상금 2천만원의 쓰임새에 대해 "나라가 어려워서 우리도 지원금 등이 많이 줄어들었다"며 우리 훈련에 좀 더 보탤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연말에 우리가 좀 더 좋은 일을 하자며 기부하는 방안에 대해 얘기했었다"며 "팀원들과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서 좀 더 좋은 곳에 쓰이도록 하겠다"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컬링 실업팀 중 '맏형' 팀이자 초대 컬링리그 챔피언에 오른 경북체육회는 TV 중계를 통해 팬들과 만나는 컬링 리그가 앞으로도 꾸준히 열리길 바랐다.
김창민은 "더 다양한 팀이 리그에 참가하고, 승패를 떠나서 좀 더 컬링 저변을 넓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번 컬링 슈퍼리그는 의정부컬링장의 A∼F 6개 시트 중 E 시트 한 곳에서만 진행됐다.
김창민은 "각 시트의 얼음을 읽는 과정도 컬링 경기의 한 부분인데, 한 시트에 고정돼서 경기를 하다 보니 플레이가 굉장히 단조로운 상황이 많이 나왔다"며 더욱 다양한 시트에서 경기가 진행되길 희망했다.
스킵 김수혁은 "규모가 더 스펙터클하게 커지고, 홍보도 더 많이 돼 많은 관객이 와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컬링리그 우승의 영광을 뒤로 하고, 앞으로 또 예정된 대회를 준비해야 하는 게 운동 선수의 삶이다.
우승을 확정한 직후 팀원들과 얼싸안고 기쁨을 나눴던 김수혁은 "딱 15분 기뻤다. 이젠 동계체전과 대표 선발전을 준비해야 한다"며 다음 대회를 머릿속에 떠올렸다.
김수혁은 "짧은 시간 쉬면서 어떤 걸 보완하고 수정해서 최종 준비를 해야 할지 생각했다"며 "다듬어야 할 게 너무 많다"고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타이트한 시간 분배에 대해 김수혁은 "써야 할 때 시간을 썼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줄여야 할 부분도 있다"며 "시간이 과하게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지만 수정·보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