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뱀띠 스타 5인의 특별한 새해 소망…'올해를 기다렸다' 01.01 07:00
KIA 나성범 소원은 세 번째 우승 반지…마무리 정해영은 '블론세이브 0'
삼성 김지찬 "마지막에 웃고파"…kt 소형준 "풀타임 출전할 것"
겨울 바다 입수한 한화 최재훈 "올해는 꼭 가을야구 진출"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5년은 을사년(乙巳年) 푸른 뱀의 해다.
프로야구엔 뱀처럼 허물을 벗고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다짐하는 선수들이 많다.
특히 1989년과 2001년에 태어난 '뱀띠 선수'들의 각오는 남다르다.
나성범(KIA 타이거즈)과 최재훈(한화 이글스), 정해영(KIA), 김지찬(삼성 라이온즈), 소형준(kt wiz) 5명의 뱀띠 선수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남다른 새해 소망과 목표를 전했다.
이들은 새로운 시작의 상징인 푸른 뱀의 기운을 받아 2025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고 입을 모았다.
◇ 디펜딩챔피언 주장 나성범 "새해 소망은 세 번째 우승 반지"
나성범이 뱀띠 해를 맞는 건 프로 데뷔 후 두 번째다.
그는 2013년 계사년(癸巳年)에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프로야구 1군 무대에 데뷔했다.
막내 구단의 간판선수로 활약했던 나성범은 12년이 흐른 2025년, 호랑이 군단의 리더로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한다.
1989년 10월 3일생인 나성범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우승 반지 2개를 받았는데, 2025시즌엔 세 번째 반지를 받고 싶다"고 새해 소망을 밝혔다.
아울러 "우승하기 위해선 팀이 똘똘 뭉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새 시즌엔 (외국인 타자) 패트릭 위즈덤, 조상우 등 새 얼굴이 많이 합류하는데, 이 친구들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개인적인 목표는 따로 두지 않았다. 다만 "2024년엔 팀 후배 김도영이 엄청난 활약을 펼치지 않았나"라며 "도영이와 비슷한 수준의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 wiz와 LG 트윈스의 경기. 6회말 kt 소형준이 역투하고 있다. 2024.10.11 [email protected]
◇ 부상에서 돌아온 소형준 "새해엔 선발 로테이션 빠지지 않겠다"
2001년 9월 16일생인 kt 토종 에이스 소형준은 '건강한 몸으로 풀타임 출전하기'를 새해 목표로 잡았다.
그는 "2024년엔 수술 여파로 내 역할을 다 못 했다"고 돌아본 뒤 "2025년엔 예전의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싶다"고 목표를 소개했다.
소형준은 2023년 5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해 시즌 아웃됐고, 2024년엔 정규시즌에서 6경기 출전에 그쳤다.
2년 연속 선발 로테이션에서 힘을 보태지 못했던 소형준은 2025년을 재기의 해로 삼고 맹훈련 중이다.
그는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를 마친 뒤 쉬지 않고 바로 훈련을 시작했다"며 "현재 근력 훈련을 주로 하고 있고, 1월 중순 개인 훈련 차 출국한다"고 전했다.
소형준은 뱀띠 동갑내기 친구이자 최근 트레이드로 kt에 합류한 좌완 투수 오원석과 일본 돗토리현에서 개인 훈련에 집중한 뒤 스프링캠프 훈련에 들어갈 예정이다.
소형준은 "원석이와 많은 대화를 할 생각"이라며 "의기투합하면 좋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분하게 새 시즌 준비를 시작한 소형준은 "현재 몸 상태는 좋은 성적을 냈던 2년 전보다 더 좋다"며 "자신 있게 새 시즌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 커리어하이 시즌에도 아쉬움 삼킨 김지찬 "마지막에 웃을 것"
2001년 3월 8일생인 삼성 외야수 김지찬은 2024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정규시즌 13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6, 102득점을 올리고 42도루에 성공했다.
2020시즌 프로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이다.
그러나 김지찬은 "아쉬움이 남은 한 해였다"며 "새해엔 마지막에 웃고 싶다"고 했다.
김지찬은 2024시즌 많은 일을 겪었다. 개막 전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전향했고 시즌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생했다.
그러나 빠른 발을 이용한 넓은 수비 범위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수비 부담을 덜어낸 김지찬은 타격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냈다.
마지막은 아쉬웠다. 김지찬은 KIA와 한국시리즈에서 고개를 숙여야 했다.
한국시리즈 뒤엔 대표팀에 선발되고도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했다. 발목 부상 때문이었다.
김지찬은 "지난 시즌은 급하게 보직이 변경된 탓에 급하게 정규시즌을 시작했다"라며 "올해는 모든 것이 안정된 만큼 자신감을 갖고 나설 것"이라고 했다.
발목 상태에 관해선 "스프링캠프 전까지는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전지훈련에선 문제 없이 운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28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KIA 투수 정해영이 승리를 한 뒤 포수 김태군과 환호하고 있다. 2024.10.28 [email protected]
◇ KIA 우승 헹가래 투수 정해영 '블론세이브 제로' 도전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에 마지막 공을 던진 KIA 마무리 투수 정해영도 뱀띠다.
2001년 8월 23일생인 정해영은 새해 목표를 묻는 말에 "세이브 숫자보다 블론 세이브 없애는 것을 목표이자 도전 과제로 삼았다"며 "새해에도 흔들림 없이 내 역할을 수행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해영은 2024시즌 2승 3패, 1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2.49의 성적을 올리며 우승에 앞장섰다.
삼성과 한국시리즈에서도 3경기에 출전해 뒷문을 확실하게 막았다.
정해영은 스프링캠프에서 마무리 보직을 두고 다시 치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KIA는 지난 달 트레이드로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를 지냈던 조상우를 영입했다.
정해영은 "보직은 팀에서 정하는 것"이라며 "난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 "(조)상우형과는 경쟁보다 함께 믿으며 힘을 합쳐야 하는 동료"라며 "상우형에게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 말했다.
◇ 류현진과 함께 겨울 바다 입수한 최재훈 "다시는 이런 상황 만들지 않을 것"
1989년 8월 27일생 한화의 안방마님 최재훈은 새해 소망을 묻자 최근 팀 동료들과 함께한 '겨울 바다 입수'를 떠올렸다.
그는 "새해엔 좋은 개인 성적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포스트시즌 진출이 훨씬 중요하다"며 "바다에 입수하면서 많은 것을 생각했다"고 말했다.
최재훈은 지난 달 11일 류현진, 장민재, 채은성 등 또래 고참 선수들과 함께 서해 바다에 몸을 던졌다.
지난해 KBO리그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공약 때문이었다.
당시 한화 주장 채은성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하면 고참 선수들을 모아서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다"고 공언했다.
한화는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8위로 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한화 고참 선수들은 공약대로 결의를 다지며 바닷물에 뛰어들었다.
최재훈은 "엄청 추웠다"고 떠올린 뒤 "그날 다 함께 '다시는 이런 상황을 만들지 말자'고 각오를 다졌다"라고 소개했다.
아울러 "새해엔 겨울 바다를 계속 생각하면서 긴장의 끈을 풀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가 이를 갈고 있기에 2025시즌엔 분명히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인 목표를 묻는 말에 "10승 투수가 여러 명 나올 수 있도록 투수들을 잘 리드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며 "가을야구에 가기 위해선 선발이 강해야 한다. 그 발판을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했다.
뱀띠 선수들이 정조준하는 2025 프로야구는 3월 22일에 개막한다.
선수들은 이달 말 각 팀 스프링캠프지로 출국해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