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때 경기도 열리는데…"센강, 세균 기준 초과" 04.09 01:00
철인3종·오픈 워터 스위밍 경기장…NGO "오염된 물서 헤엄"
작년 시범 이벤트도 강물 더러워 취소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올해 프랑스 파리 하계 올림픽·패럴림픽의 일부 수영 종목이 열리는 센강의 수질이 위험 수준이라는 한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스포츠·레저를 위한 수질 모니터링 단체인 서프라이더 재단은 8일(현지시간) 센강의 수질 상태가 수영 적합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센강의 알렉상드르 3세 다리와 알마 다리 구간에서는 이번 올림픽·패럴림픽의 철인 3종 수영 종목과 '수영 마라톤'으로 불리는 오픈 워터 스위밍이 열린다.
재단은 지난 6개월간 이 구간에서 날씨 변화에 맞춰 총 14개의 샘플을 채취해 대장균과 장구균 농도를 분석했고 이 가운데 1개만 기준치를 만족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2006년 유럽의 수영 지침과 국제3종경기연맹의 기준에 따르면 대장균은 100ml당 1천개, 장구균은 100ml당 400개의 개체수를 넘지 말아야 한다. 이 기준을 초과하면 수영하기에 부적합한 수질로 간주한다.
나머지 13개 샘플의 평균 대장균 수치는 100ml당 2천개, 장구균은 100ml당 500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지난 2월7일 알마 다리 부근에서 채취한 샘플에선 대장균이 7천250개, 장구균은 1천190개나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센강에서 열릴 종목에 참가하는 선수는 오염된 물에서 헤엄치면서 심각한 건강상 위험을 무릅쓰게 될 것"이라며 "선수들의 건강이 진심으로 염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몇 주 후면 (올림픽 준비로) 센강변 접근이 막혀 더는 수질 점검을 할 수 없다"며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등에 샘플 채취를 허용해달라고 촉구했다.
철인3종과 오픈 워터 스위밍이 열리는 7월 말∼8월 초엔 폭우가 내릴 가능성이 있어 수질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게 이 단체의 주장이다.
지난해에도 8월 5∼6일 센강에서 개최하려던 오픈 워터 스위밍 월드컵이 직전 내린 폭우로 수질이 악화하는 바람에 취소됐다.
같은 달 17∼20일 철인3종 경기 시범 이벤트에서도 마지막 이틀은 센강 수질 악화로 수영이 금지됐다.
파리시는 그러나 올림픽까지 남은 기간 수질 정화에 더 박차를 가해 예정대로 센강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한다는 계획이다. 더 나아가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센강 일부 지역에서 다시 수영을 허용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1900년 파리에서 올림픽이 처음 열렸을 때만 해도 센강에서 수영 경기가 열렸지만 수질 악화로 1923년부터 일반인의 입수가 금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