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코너킥 다이렉트 득점…토트넘 카라바오컵 준결승 진출(종합) 12.20 09:00
후반 43분 시즌 7호골 폭발…토트넘은 골키퍼 실수로 연속 2실점 '4-3 진땀승'
4강 대진 추첨에서 토트넘은 리버풀과 격돌…아스널은 뉴캐슬과 대결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가 '캡틴' 손흥민의 보기 드문 코너킥 다이렉트 득점을 앞세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힘겹게 잡고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에 진출했다.
토트넘은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의 2024-2025 카라바오컵(리그컵) 8강전에서 4-3 진땀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토트넘은 리버풀, 아스널, 뉴캐슬에 이어 4강에 합류하며 2007-2008시즌 리그컵(당시 칼링컵) 우승 이후 17년 만에 통산 5번째 챔피언에 도전한다.
경기가 끝나고 곧바로 치러진 4강 대진 추첨에서 토트넘은 리그컵 최다 우승(10회)을 자랑하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EPL) 선두 리버풀을 만나게 됐다. 아스널은 뉴캐슬과 대결한다.
홈앤드어웨이로 열리는 준결승전은 현지시간으로 내년 1월 첫째 주와 2월 첫째 주에 치러진다.
토트넘은 홈 경기로 1차전을 펼치고 안필드로 옮겨 2차전을 치른다.
'캡틴' 손흥민은 4-2-3-1 전술로 나선 토트넘의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면서 후반 43분 결승골을 책임지며 팀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손흥민은 전반전부터 팀 공격의 핵심 역할을 맡았다.
전반 13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시도한 오른발 슈팅이 크로스바를 살짝 넘은 손흥민은 후반 15분 도미닉 솔란케의 선제 득점의 발판 역할을 했다.
맨유 진영 페널티지역 왼쪽 앞 부근에서 따낸 프리킥 상황에서 볼을 이어받은 손흥민이 뒤쪽으로 볼을 흘려줬고, 이 과정에서 패스를 받은 페드로 포로가 페널티아크 앞 부근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때렸다.
포로의 발끝을 떠난 볼이 맨유 골키퍼 알타이 바이은드르의 선방에 막혀 흘러나오자 전방으로 쇄도한 솔란케가 골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넣었다.
선제골을 내준 맨유의 반격도 매서웠다.
전반 22분 디오고 달로트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때린 왼발 슈팅이 골대 앞으로 지킨 토트넘의 수비수 이브 비수마의 육탄 방어에 막혔다.
실점 위기를 넘긴 토트넘은 전반 26분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데얀 쿨루세브스키에게 패스를 내줬고, 쿨루세브스키가 때린 왼발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추가 득점을 놓쳤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토트넘은 후반 시작 1분 만에 추가골이 터졌고, 손흥민이 시발점 역할을 했다.
페널티지역 왼쪽 측면으로 돌파한 손흥민이 제임스 매디슨에게 볼을 패스했고, 매디슨의 크로스가 맨유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발을 맞고 흘러나오자 쿨루세브스키가 골 지역 왼쪽 부근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 그물을 흔들었다.
기세가 오른 토트넘은 후반 9분 선제골의 주인공 솔란케의 추가골로 다시 달아났다.
솔란케는 왼쪽 풀백 제드 스펜스의 공간 패스를 받아 맨유의 최종 수비 라인을 뚫고 페널티지역 정면으로 쇄도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자신의 멀티골을 완성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골키퍼의 잇단 실수에 발목을 잡혔다.
토트넘은 후반 18분 빌드업 과정에서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의 패스가 상대 공격수의 압박에 잘렸고, 볼을 이어 받은 조슈아 지르크제이에게 추격골을 내주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추가 실점도 골키퍼의 안일한 플레이가 빌미가 됐다.
후반 25분 백패스를 받은 포스터에게 연결되자 아마드 디알로가 쇄도하며 태클을 시도했고, 포스터가 급하게 차낸 볼이 디알로의 발에 맞고 굴절되며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순식간에 3-2로 쫓기는 신세가 된 토트넘은 위태로운 상황에서 손흥민의 득점포가 터지며 위기를 벗어났다.
후반 43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오른발 킥이 크게 휘면서 그대로 맨유 골대 오른쪽 그물에 꽂혔다. 기막힌 코너킥 다이렉트 득점이었다.
축구에서 코너킥으로 직접 득점에 성공하는 것을 '올림피코'(olympico)라고 부른다.
1924년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친선전에서 아르헨티나의 스트라이커 세사레오 온사리의 코너킥이 그대로 골대로 향했다.
우루과이는 1924년 파리 올림픽 우승팀이었고, 당시 득점을 스페인어로 '골 올림피코'라고 부른 데서 유래했다.
맨유의 골키퍼는 손흥민의 킥을 막는 과정에서 토트넘의 루카스 베리발에게 방해받았다며 주심에게 항의했지만 이날 경기는 비디오판독(VAR)이 없었던 터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이번 득점으로 이번 시즌 7호골(정규리그 5골 포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후반 추가 시간 코너킥 상황에서 맨유의 조니 에반스에게 막판 추격골을 내줬지만, 추가 실점을 막으며 힘겹게 한 골 차 승리를 마무리했다.
경기가 끝난 뒤 소파스코어는 손흥민에게 팀 내 네 번째로 높은 평점 7.2를 줬고, 풋몹은 팀 내 세 번째인 평점 7.9를 매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