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감독 "내부 경쟁 통한 전력 상승…KS행 목표 유효" 6시간전
"강승호 3루 안착하고, 유격수와 2루수는 내부 경쟁으로"
외부 수혈 없지만…"불안감보다 기대감 크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창단기념식에서 선수단에 당부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사령탑 부임 3년 차가 된 이승엽(48)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2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갔다"고 했다.
하지만, 비활동 기간인 12월과 1월은 "너무 길게 느껴졌다"고 상반된 마음을 드러냈다.
2023년과 2024년에 얻은 교훈을 2025시즌, 성과로 풀어내고 싶은 의지가 담겼다.
이승엽 감독은 2022년 10월 18일 두산 사령탑에 부임하며 "계약 기간 3년 안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약속을 지킬 시간이 왔다.
두산이 창단기념식을 열며 2025시즌 업무를 시작한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만난 이 감독은 "2년 전, 취임식에서 3년 안에 한국시리즈에 가겠다고 말씀드렸다. 그 목표는 유효하다"라며 "다른 9개 구단의 전력이 강화됐고, 밖에서는 우리의 전력이 보강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내부적으로 경쟁 구도가 갖춰졌다. 우리 팀이 어떻게 바뀌고, 어떤 결과를 내는지 지켜봐달라"라고 말했다.
신중한 성격의 이승엽 감독이 드러낼 수 있는 '자신감의 최대치'였다.
이 감독은 "김택연, 이병헌 등 뛰어난 젊은 불펜진이 있고, 외국인 투수 두 명(콜 어빈, 잭 로그)과 곽빈이 함께 하는 1∼3선발은 리그 톱 수준이다. 최원준, 최준호, 김유성 등 5선발 후보들도 있어서 투수진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타선이 득점권에서 삼진을 많이 당하는 등 부진했지만, 양의지와 외국인 타자(제이크 케이브) 등이 제 기량을 유지하고, 내부 경쟁을 통해 야수진이 성장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팬들의 질책을 받았고, 나도 많이 생각했다"며 "해가 바뀌었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한다. 부정적인 생각은 하지 않겠다. 선수단, 코치진, 프런트 삼위일체로 일반적인 평가를 뒤집는 성과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승엽 감독이 지휘한 두산은 2023년과 지난해 모두 가을 무대 초입인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2023년에는 정규시즌을 5위로 마쳤고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해 퇴장했다.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4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무대에 올라 1승을 안고 시작했으나 kt wiz에 1, 2차전을 모두 패해 쓸쓸한 '단풍 엔딩'을 맞았다.
2024년 두산 외국인 투수들은 10개 구단 중 가장 적은 선발승 13개를 합작했다.
여기에 전 두산 내야수 오재원의 협박을 견디지 못하고, 수면제를 대리 처방받아 건넨 선수 8명이 5월 1일 이후에 1, 2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선수단 운영에도 차질을 빚었다.
2024년 두산은 여러 악재에도 가을 무대를 밟았지만, 2015∼2021년까지 7시즌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모습을 기억한 두산 팬들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성적이었다.
일부 팬들은 실망감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 감독은 핑계 대지 않았다. 자신을 향한 질책도 묵묵히 받아들였다.
이렇게 흡수한 여러 목소리를 이승엽 감독은 '반등의 동력'으로 삼으려고 한다.
이 감독은 "지난해 득점권 상황에서 우리 타자들이 삼진(303개·득점권에서 삼진이 많은 순으로 공동 4위)이 많았다"며 "콘택트를 해야 '상황'이 벌어진다. 스프링캠프를 통해 타자들의 콘택트 능력을 키워볼 것"이라고 밝혔다.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3회초에 허경민의 적시타에 득점을 올린 양석환을 더그아웃에서 맞이하고 있다. 2024.7.30 [email protected]
두산은 내야진에 물음표를 달고 2025년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주전 3루수였던 허경민(kt wiz)이 이적했고,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는 은퇴했다.
일단 이 감독은 주전 2루수였던 강승호가 3루에 안착하고, 다른 젊은 내야수들이 유격수와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그림을 기대한다.
이 감독은 "허경민의 계약 소식이 들린 뒤, 우리 내야수들의 눈빛이 변하는 걸 봤다.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의욕이 보였다"며 "강승호의 3루 안착 여부가 변수이긴 하지만, 일단 박준영, 이유찬, 박계범, 오명진, 박지훈, 여동건, 박준순 등이 유격수와 2루 자리를 두고 경쟁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최정(SSG 랜더스), 김도영(KIA 타이거즈), 노시환(한화 이글스) 등 3루에는 거포가 많다. 강승호의 타격 재능을 살리고자, 3루수 이동을 꾀하려 한다"며 "강승호는 비시즌에도 오전 9시부터 훈련한다. 다른 팀에서 3루수로 뛴 적이 있기 때문에, 3루에 잘 안착해 지금보다 더 좋은 타격 성적을 내길 바란다"고 '3루수 강승호'에 대한 기대감도 표했다.
이 감독은 마무리 캠프를 통해 젊은 내야수들의 의욕과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격수와 2루수, 두 개의 큰 물음표를 달고 있는 현 상황도 "불안하지 않다. 기대가 더 크다"고 했다.
지난 2년을 떠올리면서 이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반성했다.
2025년을 예상할 때는 기대에 찬 미소를 보였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지난해 우리 더그아웃이 너무 조용했다. 올해는 시즌 내내 더그아웃이 떠들썩했으면 한다"고 "더그아웃의 활력이 그라운드에도 전해져, 팀 승리를 위한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두산 더그아웃 분위기가 되살아나면, 아쉬움 가득했던 두산 응원석에도 활기가 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