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연승 사발렌카 vs 11연승 키스, 호주오픈 결승서 난타전 예고 13시간전
25일 여자 단식 결승 맞대결…사발렌카는 26년 만에 3연패 도전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나란히 11연승 중인 아리나 사발렌카(1위·벨라루스)와 매디슨 키스(14위·미국)가 시즌 첫 메이저 대회 왕좌를 놓고 정면충돌한다.
사발렌카와 키스는 한국 시간으로 25일 오후 5시 30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리는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9천650만 호주 달러·약 872억원) 여자 단식 결승에서 대결한다.
둘은 최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에서 상승세가 가장 가파른 선수들이다.
세계 랭킹 1위 사발렌카는 최근 11연승, 호주오픈 20연승 등 패배를 잊은 지 오래다.
결승전 결과와 무관하게 이 대회가 끝난 뒤에도 1위를 지키는 것이 확정된 사발렌카는 우승할 경우 1999년 마르티나 힝기스(은퇴·스위스) 이후 26년 만에 호주오픈 여자 단식 3연패를 달성할 수 있다.
최근 10년 사이에 특정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20연승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세리나 윌리엄스(은퇴·미국), 이가 시비옹테크(2위·폴란드)에 이어 사발렌카가 세 번째다.
메이저 대회 하나에서 우승하려면 7전 전승이 필요하다.
키스 역시 최근 11연승 중이며 2017년 US오픈 준우승 이후 7년여 만에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단식 결승에 올랐다.
1995년생 키스는 2017년 당시 36세였던 비너스 윌리엄스와 35세였던 세리나 윌리엄스(이상 미국) 자매의 결승 맞대결 이후 8년 만에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최고령 선수가 됐다.
또 키스는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 처음 진출한 이후 두 번째 결승에 오르기까지 가장 많은 대회를 치른 진기록도 세웠다.
2017년 US오픈 이후 25번째 메이저 대회에서 다시 결승에 올랐고, 종전 기록은 마리옹 바르톨리, 아밀리 모레스모(이상 프랑스)의 24개 대회였다.
둘의 결승은 화끈한 난타전이 예상된다. 두 선수 모두 강력한 파워를 앞세우는 공격적인 성향이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 서브 최고 시속 부문에서 키스가 193㎞로 3위, 사발렌카는 190㎞로 11위다. 스트로크 스피드도 웬만한 남자 선수 못지않다는 평을 듣는 선수들이다.
23일 열린 준결승에서 사발렌카는 파울라 바도사(12위·스페인)를 상대로 공격 성공 횟수 32-11로 앞섰고, 키스 역시 시비옹테크에 36-22로 우위를 보였다.
실책이 조금 나오더라도 일단 때리고 보는 스타일들이다.
팔에 새긴 호랑이 문신으로 유명한 사발렌카는 바도사와 4강전에서 실책 수는 21-15로 더 많았다.
키스는 체력이 떨어졌을 법한 3세트 타이브레이크 7-8로 뒤진 상황에서 시비옹테크를 상대로 서브 에이스와 서브 포인트로 승부를 뒤집을 만큼 힘이 넘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상대 전적 4승 1패 우위인 사발렌카가 앞설 것으로 보인다. 사발렌카는 자신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하드코트 대회인 호주오픈(2023년·2024년)과 US오픈(2024년)에서만 따냈을 정도로 하드 코트에 강한 선수이기도 하다.
만일 키스가 이기면 2009년 프랑스오픈 스베틀라나 쿠즈네초바(은퇴·러시아) 이후 약 16년 만에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세계 랭킹 1, 2위를 모두 꺾고 우승하는 선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