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컵 5회 우승 리옹, 5부 팀에 덜미…32강서 탈락 이변 9시간전
아마추어팀 부르고앙잘리외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프랑스컵에서 다섯 차례나 우승한 강호 올랭피크 리옹이 5부 리그 팀에 덜미를 잡혀 대회 16강에도 오르지 못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리옹은 16일(한국시간) 프랑스 부르고앙잘리외의 스타드 피에르 라종에서 열린 2024-2025 쿠프 드 프랑스(프랑스컵) 32강 원정 경기에서 부르고앙잘리외와 정규시간인 90분 동안 2-2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됐다.
부르고앙잘리외는 프랑스 축구의 5부 리그에 해당하는 샹피오나 나시오날3에 속한 아마추어팀이다.
반면 1부리그(리그1)의 리옹은 비록 최근 성적은 신통치 않지만,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 스페인,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 최초로 리그 7연패(2001-2002시즌∼2007-2008시즌)의 위업을 이룬 명문 구단이다.
프랑스컵에서도 다섯 차례나 정상에 올랐고, 지난 시즌에는 결승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에 져 준우승을 차지했다.
리옹은 이날 몇수 아래 전력의 부르고앙잘리외와 만났지만, 미드필더 네마냐 마티치, 윙어 모하메드 사이드 벤라흐마, 수비수 에인슬리 메이틀랜드 나일스 등을 선발로 내세우고, 후반에는 스트라이커 알렉상드르 라카제트마저 투입했다.
그런데도 상대의 2003년생 공격수 메디 무제츠키에게 두 골이나 내주고 결국 승부차기까지 끌려가 쓴맛을 단단히 봤다.
프랑스컵에서 1부 리그 팀이 5부 리그 팀에 패해 탈락한 것은 2014년 릴루스에 무릎 꿇은 보르도 이후 리옹이 처음이다.
경기 시작 20분 만에 무제츠키에게 선제골을 얻어맞은 리옹은 전반 45분 마티치의 동점골로 균형을 되찾은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 19분 리옹 조르지 미카우타제의 역전골로 부르고앙잘리외의 돌풍은 잦아드는 듯했다. 하지만 5분 뒤 무제츠키가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승부차기에서는 부르고앙잘리외가 세 번째 키커까지 모두 득점에 성공한 반면 리옹의 1, 2번 키커인 라카제트와 코랑탱 톨리소가 모두 실축하면서 분위기가 부르고앙잘리외 쪽으로 넘어갔다.
부르고앙잘리외는 네 번째 키커 무제츠키가 득점에 실패했지만 결국 4-2로 리옹을 돌려세웠다.
부르고앙잘리외의 기적 같은 승리가 확정되자 홈 팬들을 그라운드로 몰려들어 선수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부르고앙잘리외 골키퍼 로난 제이는 중계방송사 비인(beI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것을 위해 축구를 한다. (오늘의 승리는) 평생 우리와 함께할 것이다. 믿을 수가 없다"며 감격해했다.
프랑스컵은 하위 리그 팀 반란의 대명사가 된 '칼레의 기적'이 일어났던 대회다.
프랑스 4부리그 팀이었던 칼레는 1999-2000시즌 프랑스컵에서 상위리그 팀을 잇달아 꺾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이변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