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감독 "내 900승 얘기는 그만…한화 5위 추격만 생각"

김경문 감독 "내 900승 얘기는 그만…한화 5위 추격만 생각"

11일 두산전에서 승리 추가하며 KBO 역대 6번째 '감독 900승' 달성

'900승 사령탑' 김경문 한화 감독

(서울=연합뉴스) 김경문(가운데) 한화 이글스 감독이 1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서 승리해 900승을 채운 뒤, 박종태(오른쪽) 대표이사, 손혁 단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경문(65) 한화 이글스 감독이 일주일 만에 또 꽃다발을 받았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치른 지난 4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t wiz를 8-2로 꺾은 뒤 축하 꽃다발을 받았던 김경문 감독은 11일 잠실에서 두산 베어스에 6-1로 승리한 뒤에도 박종태 한화 이글스 대표이사, 손혁 단장이 건넨 꽃다발을 들었다.

일주일 전 꽃다발은 한화에서의 출발을 축하하는 의미가 담겼다.

11일 김경문 감독은 희로애락을 겪으며, 900승(776패 31무)의 금자탑을 쌓은 걸 축하받았다.

자신에게 스포트라이트가 향하는 걸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김 감독은 900승 축하 인사에 공손하게 응하면서도 "이제 내 900승 얘기는 그만하자"고 부탁했다.

김 감독은 예전에도 자주 했던 "우리 선수들 칭찬 많이 해달라. 코치진에게도 감사 인사 전한다"는 말을 반복한 뒤 "내 개인 기록은 별 의미가 없다. 우리 한화가 5위 팀과 더 가까워질 수 있게, 매 경기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이 거듭 손을 내저어도, 현재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야구인은 김경문 한화 신임 감독이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경문 한화 감독
팬들에게 인사하는 김경문 한화 감독

(서울=연합뉴스)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이 1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서 승리해 900승을 채운 뒤, 한화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긴 전 두산과 NC 다이노스를 이끌며 1천700경기에서 896승(774패 30무)을 거둔 김경문 감독은 한화 지휘봉을 잡자마자 4∼6일 kt와 방문 3연전을 싹쓸이했다.

하지만, 7∼9일 대전 홈에서 치른 NC 다이노스와 홈 3연전에서는 2패 1무로 주춤했다.

기사 등을 통해 한화 선수들도 김경문 감독의 통산 승리가 899승에서 3경기째 멈췄다는 걸 알았다.

김경문 감독은 "나는 900승을 신경 쓰지 않는데, 괜히 선수들이 의식하는 것 같더라. 빨리 1승을 채워서 선수들이 부담감에서 벗어나길 바랐다"며 "오늘 상대 선발 곽빈의 공이 무척 좋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집중해서 잘 쳤다"고 안도했다.

김 감독은 "베테랑들이 솔선수범해서 우리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코치진의 노력도 주목받아야 한다"고 거듭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공을 넘겼다.

포수 이재원과 손 마주치는 김경문 감독
포수 이재원과 손 마주치는 김경문 감독

(서울=연합뉴스) 김경문(가운데) 한화 이글스 감독이 11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방문 경기에서 승리해 900승을 채운 뒤, 포수 이재원과 손을 마주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KBO리그에서 900승 고지에 오른 사령탑은 김경문 감독을 포함해 총 6명이다.

김응용 전 감독이 1천554승(1천288패 68무)으로 KBO 감독 최다승 기록을 보유했고, 김성근(1천388승 1천203패 60무), 김인식(978승 1천33패 45무), 김재박(936승 830패 46무), 강병철 전 감독(914승 1천15패 33무)까지 총 5명이 김경문 감독에 앞서서 900승에 도달했다.

이날 한화는 시즌 64번째 경기를 치렀다.

남은 80경기를 치르는 동안 김경문 감독은 KBO 감독 개인 통산 승리 4위까지 오를 수 있다.

15승을 추가하면 강병철 전 감독을 제치고, 37승 이상을 거두면 김재박 전 감독의 기록을 넘어선다.

한화와 '3년 계약'을 한 김경문 감독은 김응용·김성근 전 감독에 이어 역대 3번째 '1천승 감독' 타이틀을 차지할 가능성도 크다.

김경문 감독이 900승을 거둔 이날처럼, '김경문 감독의 승리'가 주목받을 날이 더 많다는 의미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오늘 1승이 얼마나 귀한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하면서도 "감독 생활을 오래 하면 승리는 자연스럽게 쌓인다. 나 말고, 승리를 함께 쌓은 다른 분들을 주목해달라"고 거듭 몸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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