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스비톨리나, 러시아 선수 꺾고 호주오픈 8강 진출

우크라이나 스비톨리나, 러시아 선수 꺾고 호주오픈 8강 진출

엘리나 스비톨리나
엘리나 스비톨리나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엘리나 스비톨리나(27위·우크라이나)가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9천650만 호주달러·약 872억원) 여자 단식 8강에 올랐다.

스비톨리나는 20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대회 9일째 여자 단식 4회전에서 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75위·러시아)를 2-0(6-4 6-1)으로 물리쳤다.

이로써 스비톨리나는 2019년 이후 6년 만에 호주오픈 8강에 복귀했다.

2017년 세계 랭킹 3위까지 올랐던 스비톨리나는 메이저 대회에서는 2019년 윔블던과 US오픈, 2023년 윔블던 등 세 차례 4강이 개인 최고 성적이다.

스비톨리나는 엘레나 리바키나(7위·카자흐스탄)-매디슨 키스(14위·미국) 경기 승자와 8강에서 만난다.

동료 선수인 가엘 몽피스(프랑스)와 2021년 결혼, 딸 하나를 둔 '엄마 선수'인 스비톨리나는 이날 1세트 게임 스코어 1-4로 끌려가다 이후 상대에게 1게임만 내주고 11게임을 따내며 일거에 승부를 뒤집었다.

쿠데르메토바도 2022년 세계 9위에 올랐던 강호라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지만 한번 경기 흐름을 낚아챈 스비톨리나의 기세가 워낙 좋았다.

러시아와 전쟁으로 신음 중인 우크라이나 국적의 스비톨리나는 2022년 2월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 또는 벨라루스 선수와 경기가 끝난 뒤에는 상대와 악수하지 않는다.

이날도 경기 후 쿠데르메토바와 악수하지 않고, 곧바로 주심과만 악수하고 팬들에게 인사했다.

경기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른 쿠데르메토바(오른쪽)
경기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른 쿠데르메토바(오른쪽)

[AFP=연합뉴스]

쿠데르메토바가 1세트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르는 등 갑작스러운 난조에 빠져 상대 선수 몸 상태를 물어볼 만도 했지만 스비톨리나는 네트 앞에서 쿠데르메토바를 외면했다.

그는 2023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났고, 군사 시설을 방문해 발전기를 기부하는 등 전쟁 중인 조국을 위한 행동에 앞장서고 있다.

2023년 윔블던 때는 "정신적으로 더 강해졌다"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작은 행복을 안길 수 있어 기쁘다"고도 말했다.

[email protected]

이 게시글에 달린 댓글 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