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갑게 식은 스프링캠프 '미국 사랑'…2차 캠프 한 팀도 없다

차갑게 식은 스프링캠프 '미국 사랑'…2차 캠프 한 팀도 없다

하남직 기자
하남직기자

기후 변화·비용·시차 적응 탓 프로야구 8개 팀 일본서 2차 캠프

평가전 우천 취소, 트레이닝이라도
평가전 우천 취소, 트레이닝이라도

(투손[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2일(현지시간) 비구름이 드리운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 보조 구장에서 투수조 선수들이 트레이닝을 받고 있다. 이날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3 대한민국 대표팀과 프로야구 KBO리그 kt wiz의 평가전이 비와 강풍으로 인해 취소됐다. 2023.2.23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김경윤 이대호 기자 = 프로야구 최고의 스프링캠프지로 꼽히던 미국이 KBO리그 구단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연합뉴스가 27일 취합한 프로야구 10개 구단 2025년 스프링캠프 일정안을 살펴보면, 미국에서만 스프링캠프를 끝내는 팀이 하나도 없다.

10개 구단은 따뜻한 미국, 호주, 대만에 1차 스프링캠프를 차렸다가 내년 3월 시범경기를 앞두고 아시아권으로 집결한다.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kt wiz, SSG 랜더스,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7개 구단은 일본에서, NC 다이노스와 키움 히어로즈는 대만 가오슝에서 2차 스프링캠프를 각각 펼친다.

삼성 라이온즈는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만 동계 훈련을 치른다.

미국은 KBO리그 구단들이 1순위로 잡는 최고의 훈련지였다.

우수한 시설과 따뜻한 날씨, 수준 높은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를 기회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

그러나 상황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완전히 바뀌었다.

KBO리그 구단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에서만 훈련하다가 3년 만인 2023년 1월에 다시 국외로 동계 훈련을 떠났다.

미국은 팬데믹 이전만 못 했다. 비용이 많이 증가했고 기후 변화의 영향도 컸다.

특히 '스프링캠프의 대명사' 애리조나주의 날씨가 좋지 않았다.

2023년 봄 애리조나주 투손에 자리를 잡은 kt, NC, KIA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대표팀은 날씨 문제로 훈련에 차질을 빚었다.

투손엔 연일 비바람이 쏟아졌고, 기온이 뚝 떨어져 눈이 내리기도 했다.

설산이 배경이 된, 기이한 애리조나 캠프
설산이 배경이 된, 기이한 애리조나 캠프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생한 많은 팀이 전지훈련지를 일본, 호주, 대만 등 타지역으로 시선을 돌렸다.

2023년 미국을 1차 훈련지로 택한 팀은 8개였고, 2차 훈련까지 한 팀은 5개였다.

그러나 올해엔 미국에서 1차 훈련을 한 팀이 5개, 2차 훈련을 한 팀이 2개로 줄어들었다.

내년엔 미국에서 5개 팀이 1차 훈련을 하지만, 2차까지 미국에 남는 팀은 단 한 팀도 없다.

올해 2차 전지훈련을 미국에서 치른 LG와 NC는 행선지를 각각 오키나와와 가오슝으로 틀었다.

날씨 등 환경 문제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한곳에 너무 오래 머물면 선수들이 지루하게 느껴 훈련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그간의 경험도 1, 2차 훈련 캠프를 다른 지역에 차리는 이유다.

최근 이어지는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에 따른 비용 문제도 미국 철수를 부추겼다.

지난해 호주 시드니에서 1차 훈련을 한 KIA는 다시 미국에서 1차 전지훈련을 한다.

그러나 애리조나가 아닌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을 캠프지로 삼았다.

KIA는 어바인에서 컨디션 훈련을 하다가 내년 2월 말 오키나와로 이동해 연습 경기 위주의 실전 훈련을 할 예정이다.

올해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부산 기장에 1차 캠프를 열었던 kt도 훈련지를 바꿨다.

호주 질롱에서 1차 캠프를 한 뒤 오키나와로 북상한다.

올해 대만 자이에서 2차 캠프를 했던 SSG는 오키나와로 옮겼다.

미국령 괌과 오키나와에서 훈련했던 롯데 자이언츠도 내년 캠프지를 대만 타이난과 일본으로 정했다.

2차 캠프지는 오키나와와 미야자키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프로 10개 구단 선수단은 3월 6일께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하고 귀국해 시범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2025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일은 3월 22일이다.

◇ 프로야구 10개 구단 2025년 스프링캠프 계획(27일 현재·변동될 수 있음)

구단 1차 2차
KIA 1월 24일~2월 20일(미국 캘리포니아) 2월 20일~3월 6일(일본 오키나와)
삼성 1월 23일~3월 5일(오키나와)
LG 1월 23일~2월 21일(미국 애리조나) 2월 24일~3월 5일(오키나와)
두산 1월 24일~2월 16일(호주 시드니) 2월 18일~3월 4일(일본 미야자키)
kt 1월 26일~2월 23일(호주 질롱) 2월 25일~3월 6일(오키나와)
SSG 1월 23일~2월 20일(미국 플로리다) 2월 23일~3월 5일(오키나와)
롯데 1월 24일~2월 21일(대만 타이난) 2월 21일~3월 5일(일본)
한화 1월 22일~2월 19일(호주 멜버른) 2월 20일~3월 4일(오키나와)
NC 1월 30일~2월 20일(애리조나) 2월 21일~3월 5일(대만 가오슝)
키움 1월 23일~2월 15일(애리조나) 2월 17일~3월 5일(가오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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