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TS되어버린 유명 화가 3시간전
2006년, 이정명이라는 소설가는
책 1권을 내게 된다.
그 책은 바로 '뿌리 깊은 나무'로
당시 대중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으며
훗날 드라마로도 제작된
가상역사 소설, 다른 말로
팩션 소설의 대표주자였다.
하지만 이번에 얘기해볼 건
이 다음에 나온 소설이다.
1년 뒤인 2007년, 이정명은
또 하나의 역사 소설을 내게 되는데
그 소설은 그가 어렸을 때 부터
기억 속에 담아둔 일을 계기로 쓴 것이었다.
(꼬꼬마 시절 이정명)
오...
되게 예쁘다.
이 수려한 선, 독특한 색체.
여자가 그린 건가?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자. 이번 시간엔 조선 시대
화가에 대해서 배워보겠어요.
이 그림은 남자 화가 신윤복의
그림이에요.
어 저거 내가 옛날에 봤던...
...남자???
이 그림을 남자가 그렸다고?
어린 이정명에게 화가 신윤복이
남자라는 사실은 꽤나 충격적이었던
모양이었고
그 기억이 여전히 생생했던 이정명은
신윤복이 남장여자라는 설정을 토대로
팩션 소설, 바람의 화원을 내게 된다.
그리고 이 소설 역시 잘 팔리며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는데...
이 얘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 이거 재밌어 보이는데.
드라마로 만들자.
당시 퓨전사극인 일지매로 재미를 본 SBS에서
이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2008년, 문근영과 박신양이
주연으로 출연한 드라마 '비밀의 화원'이
방영되었고
뛰어난 영상미와 주연들의 열연으로
탄탄한 팬덤을 가지며 꾸준히 좋은
시청률을 유지한 것은 물론
드라마의 주연인 문근영은
만 21세에 연기대상을 받게 된다.
여기서 문제는 이 드라마가
꽤나 성공하면서 신윤복이
실제로 여자였다는 오해가 생겨버렸다.
사실 그럴만도 했던 게
신윤복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존재하지 않았고
그의 행적을 담은 글에서도 성별은 물론
거의 대다수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았으며
당시 화가답지 않은 수려한 그림과
화려한 색체까지 더해졌기에
드라마 방영 전에도 역사계쪽에서 신윤복 여자설은
조금씩 퍼져가고 있었고
(물론 그땐 소수의견이긴 했었음)
방영 후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윤복을 여자라고 여기게 되었다.
물론 몇몇 서적에서
남자로 명시되어 있고
앞서 말한 증거도 불충분하기에
지금도 신윤복을 남성 화가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자극적인 것을 좋아하는
대중들은 이 사실을 귀담아듣지 않았고
심지어, 같은 해에 비슷한 소재의 영화,
미인도가 개봉하며
신윤복 여자설은 그 당시
정배가 되어버렸다고 한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의 시작점인
이정명 작가분은
어른이 되고 나서는 신윤복을
남자라고 생각했다 했으니
(신윤복의 심정)
신윤복에게 사과의 말씀 전한다.
+
다만 드라마 바람의 화원은
좋은 인기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화에서야 간신히 1등을 찍었는데
이는 당시 mbc의 경쟁 드라마가
...
라는 명대사를 남긴
베토벤 바이러스였기 때문이다.